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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치료 급여화가 될 경우 벌어지는 일치료사 이야기 2020. 11. 28. 00:24
'도수치료의 급여화'
작년 이맘때쯤 물리치료계에서 핫한 떡밥이었다.
도수치료의 급여화란
쉽게 말하자면
도수치료가 건강보험 처리가 된다는 뜻이다.
건강보험 처리가 된다는 것은 환자 부담금이 줄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
아니그럼 싼 가격에 도수치료받을 수 있게 되니까 좋은 거 아닌가요?
"
정답은 NO 다
급여화가 된다는건 나라에서 치료에 대한 정해진 건당 "수가"라는 걸 매긴다는 뜻인데
(예를 들면 1일 최대8회 1회당 3만 원)
치료가 아닌 다른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연필공장 A와 B 가 있다
A는 100원짜리 저가형 보급형 연필, B는 1000원짜리 고급형 연필을 생산 중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나라에서 좋은 연필을 나라 지원금을 통해 200원에 구입하게 해준다고 한다.
모든 공장은 어떻게 만들던 400원에 나라에 팔아야 한다.
(공장에서 400원에 사들인다음 200원은 나라가 부담하여 판매)
A공장 입장에선 원래 만들던 데로 싸구려 자제로 대충 만들어도 400원에 나라에 넘길 수 있으니 이득이지만
문제는 B공장이다.
기존 1000원에 판매하던 연필을 나라에 400원에 판매해야 하니
좀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연필을 보급하려던 공장이
의욕을 잃고
A와 마찬가지로 싸구려 자제를 가지고 대충 만들기 시작한다.
열심히 해봐야 어차피 400원인데 뭐하러 천 원짜리 퀄리티를 제공해야 하나?
결국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는 건 100원짜리 퀄리티를 가진 200원짜리 연필이다.
치료도 마찬가지이다.
나라에서 정해준 수가대로 가격을 매긴다면(심지어 수가가 제대로 정해질지 마저 의문)
열심히 하던 대충 하던 정해준 가격을 받을 텐데
누가 과연 주말 반납하고 퇴근 후 자기 시간 아껴가며 치료 연구를 하겠는가?
한 시간을 시진 문진 촉진하고 통증의 원인을 분석해서 정확히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과
그냥 '어디 아프세요?" 물어보고 눕혀 놓은 다음 아픈 곳만 문지르는 게 같은 가격(같은 취급)을 받는데
과연 누가 열심히 할까...
2020/11/22 - [치료사 이야기] - 물리치료사 연봉(돈) 잘 버나요?
여기에서도 언급하듯
사명감보단 내 노동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돈"이 먼저이다.
내가 하는 행위가 노력할수록, 잘할수록 측정되는 "돈"의 양이 높아지는데 사명감이 안 생길 수가 있을까?
반대로 내가 하는 행위 고 노력해도, 잘해도 측정되는 "돈"의 양이 그대로인데 사명감이 생길 수가 있을까?
물론 결론적으로 비급여 유지가 되긴 했지만
먼 미래에 급여화가 된다면
치료 잘하려고 노력하는 치료사가 계속 남아있을지, 다른 길로 떠나버릴지...
잘하는 사람은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게 원래 있던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건 아니다.
아마 자기 역량을 인정받는 다른 시장에 찾아가서 살아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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